[법률] 보완수사권 폐지, 내 사건에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일반법률 · 2026. 8. 5.

법률 상담을 하다 보면 반드시 받게 되는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고소하면 얼마나 걸릴까요?”라는 질문입니다. 저는 이 질문에 시원하게 대답해 드린 기억이 별로 없습니다. 수사라는 절차는 원래 예측이 어렵기도 하지만, 지난 몇 년 사이 수사권 조정으로 사건이 경찰과 검찰 사이를 오가는 구조가 되면서, 처리 기간을 가늠하는 일이 더욱 조심스러워졌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제, 그 대답이 한층 더 어려워질 것 같습니다.

지난 7월 31일,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재석 178명 중 찬성 175명이라는 압도적인 표결이었지만, 여당 안에서도 반대와 기권이 나왔다는 점은 이 법안을 둘러싼 고민의 깊이를 보여 줍니다. 개정법은 오는 10월 2일, 검찰청이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으로 개편되는 것과 함께 시행됩니다. 1954년 형사소송법이 제정된 이래 70년 넘게 유지되어 온 검사의 수사권한이 이제 제도적으로 막을 내리는 것입니다.

바뀌는 내용을 담담하게 정리해 보겠습니다. 지금까지는 경찰이 송치한 사건에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검사가 직접 보완수사를 하거나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었습니다. 개정법 시행 이후 검사는 직접 수사를 할 수 없고, 경찰이나 중대범죄수사청에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만 있습니다. 수사는 경찰과 중수청, 공수처가 전담하고, 공소청의 검사는 기소 여부의 판단과 공소 유지에 집중하는 구조입니다. 국회 논의 과정에서 검사가 사건관계인을 면담할 수 있도록 하는 ‘사실관계 확인권’이 함께 만들어졌지만, 그 면담에서 나온 진술에 법정 증거능력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한계도 함께 지적되고 있습니다.

이 개혁의 취지 자체는 이해하지 못할 것이 아닙니다. 수사하는 기관과 기소하는 기관을 분리하여 서로를 견제하게 한다는 것은 형사사법의 오래된 이상 중 하나이고, 한 기관에 수사권과 기소권이 집중되었을 때 생길 수 있는 폐해를 우리 사회가 여러 차례 목격해 온 것도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권한은 나누고, 나뉜 권한이 서로를 감시하게 한다는 설계 자체를 나무랄 수는 없습니다.

다만 실무의 눈으로 보면, 걱정되는 지점들이 분명히 있습니다.

첫째는 시간입니다. 검사가 기록을 검토하다가 부족한 부분을 발견하면, 이제 그 사건은 다시 경찰로 돌아가야 합니다. 요구하고, 배당되고, 다시 수사되고, 다시 송치되는 과정이 반복될 때마다 시간은 흘러갑니다. 그 시간을 견디는 것은 제도가 아니라 사건의 당사자들입니다. 고소인은 결론을 기다리며 애를 태우고, 피의자는 피의자대로 불안정한 지위에서 생업을 이어가야 합니다. 형사법 전공 학자 62명이 성명을 통해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가 검찰권 남용을 억제하는 유일한 해답이 아닐 뿐 아니라 부작용의 폐해가 더 클 수 있다’고 우려한 것도 같은 맥락일 것입니다.

둘째는 공소 유지의 문제입니다. 재판은 살아 있는 절차여서, 공판 도중에 새로운 주장이 나오고 예상하지 못한 증거가 등장합니다. 그때마다 기소를 담당한 검사가 직접 확인하지 못하고 다른 기관에 요구서를 보내야 한다면, 법정에서의 공방이 지금보다 매끄럽게 진행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유죄가 선고되어야 할 사건이 입증 부족으로 무너진다면, 그 결과는 고스란히 범죄 피해자의 몫이 됩니다.

셋째는, 어쩌면 가장 현실적인 문제로, 경찰의 부담입니다. 수사권 조정 이후 일선 수사관들의 업무량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이야기는 이미 낯설지 않습니다. 보완수사까지 전담하게 된 조직이 소화 능력을 갖추기 전까지, 사건 적체는 통계가 아니라 개별 당사자의 삶으로 체감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변화 앞에서, 사건의 당사자가 될지도 모르는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저는 결국 ‘첫 단추’의 무게가 훨씬 무거워졌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형사 절차의 사실상 승부처는 경찰 수사 단계가 됩니다. 고소를 준비한다면, 수사기관이 두 번 세 번 다시 물을 필요가 없을 만큼 사실관계와 증거, 법리를 처음부터 정돈해서 제출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집니다. 건설 분쟁처럼 계약서, 도면, 기성 내역, 공정 기록이 산더미처럼 쌓이는 사건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민사와 형사가 얽힌 사건이라면 어느 절차를 먼저 움직일지, 형사 절차의 지연 가능성까지 계산에 넣고 전략을 짜야 할 것입니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수사 절차가 길어질수록 리스크 관리의 무게중심이 사후 대응에서 사전 예방과 기록 관리로 옮겨간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제도는 이렇게 또 한 번 크게 바뀌었습니다. 새 제도가 설계자들의 선의대로 작동할지, 우려하는 이들의 예측대로 삐걱거릴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어떤 제도가 오더라도 그 제도를 움직이는 것은 결국 사람이고, 제도가 바뀌는 과도기의 빈틈을 메우는 것도 결국 각자의 자리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집중력과 책임감이라는 사실입니다. 수사관의 책상 위에서, 공판정의 검사석에서, 그리고 사건을 준비하는 변호사의 사무실에서 말입니다.

모두,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2026.08.05.

변호사 | 건축사

이 규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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