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주 실무 가이드] 설계자와의 불화, 준공은 가능한가
공사 막바지에 설계자이자 감리자인 건축사와 갈등이 생겨 계약이 종료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현장에서는 “그 사람이 도장 안 찍으면 준공이 안 된다”는 말이 종종 들리지만, 실제 법과 행정 절차는 그렇게 작동하지 않습니다. 설계자와 감리자가 교체되더라도, 법적으로 적법한 절차를 거치면 준공은 가능합니다.
1. 감리자 변경은 법적으로 가능하다
건축법령 어디에도 “감리자를 변경할 수 없다”는 조항은 없습니다. 감리자를 교체하려면 ‘감리자 변경신고’만 하면 됩니다. 이는 행정적 절차에 불과하며, 기존 감리자의 동의나 서명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절차 요약:
① 기존 감리자와의 계약 해지 공문 발송 등 계약종료 절차 수행
② 새로운 감리자와 감리용역계약 체결
③ 관할 행정청(시·군·구청)에 감리자 변경신고서 제출
④ 변경신고 수리 후, 새 감리자가 감리완료보고서 작성
위와 같은 적법한 절차를 거치면 새로운 감리자가 법적으로 감리업무를 승계하게 되며, 준공단계에서 감리완료보고서 서명권을 갖게 됩니다.
2. 원설계자의 서명이 없어도 준공은 가능하다
많은 건축주가 “설계자의 도장이 없으면 준공이 불가능하다”고 오해합니다. 그러나 건축법 어디에도 설계자의 서명날인을 요구하는 규정은 없습니다.
건축법 제22조 제1항은 “건축주는 공사 완료 후 사용승인을 신청할 때, 공사감리자가 작성한 감리완료보고서와 공사완료도서를 첨부하여야 한다.” 고 정하고 있습니다. 즉, 준공업무의 주체는 설계자가 아니라 공사감리자입니다. 새로운 감리자가 감리완료보고서에 서명하면 그 자체로 감리완료보고서의 법적 요건은 충족됩니다.
또한, 원설계자의 서명날인은 건축물의 준공에 필수적인 요건이 아닙니다. 건축관계법령 어디에도 준공도서에 원설계자의 서명날인을 필요로 한다는 내용의 규정은 확인되지 않습니다. 감리자가 기존 설계도서를 기반으로 변경내역과 실제 시공 내용을 반영한 준공도서를 검토한 후 감리완료보고서와 함께 서명날인하는 것으로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건축사법제21조의일반적인해석에따르면건축사는**“자신이작성한설계도서,** 공사감리보고서등**”에서명날인하여야하므로,** 새로운감리자가준공도서등을작성한경우에는해당감리자가서명날인하면되는것입니다**.** 따라서 원설계자가 준공도서 서명을 거부하더라도, 감리자가 새로 작성한 준공도서로 사용승인을 받을 수 있습니다.
3. 설계도서 저작권 문제 – 건축주의 이용권 보호
원설계자가 “내 도면을 이용해 준공하면 저작권 침해”라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판례는 일관되게 건축주의 이용권을 인정합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12.9. 선고 2015가합22446 판결은 “건축주는 건축공사 진행 및 준공을 위해 필요한 범위 내에서 설계도서를 이용할 권리를 가진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즉, 건축주는 원설계자의 허락 없이 도면을 복제하거나 다른 건물에 쓰면 안 되지만, 당초 공사의 준공을 위해 설계도서를 활용하는 것은 정당한 이용행위입니다. 새로운 감리자가 그 도면을 검토해 준공도서를 작성하는 것도 물론 보호될 수 있을 것입니다.
4. 실무상 유의사항
감리자 교체 과정에서 건축주가 특히 주의해야 할 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해지 및 교체 공문 보관
- 감리계약 종료 및 교체 경위를 명확히 서면으로 남겨야 합니다.
- ‘감리계약 해지 통보서’, ‘감리포기 통보서’, ‘감리자 변경신고 접수증’등을 문서로 보관하십시오.
② 설계도서 및 현장자료 인수인계
- 기존 감리자 또는 설계자와의 관계가 단절되더라도, 설계도서 사본과 시공 관련 자료를 확보해야 합니다.
- 새 감리자가 이를 검토하고 보완할 수 있도록 자료 전달을 체계화해야 합니다.
③ 감리완료보고서 작성의 적정성 확보
- 새로운 감리자가 실제 시공 내용을 검토하고 변경사항을 도면에 반영해야 합니다.
- 준공도서에는 변경·보완된 사항이 명확히 기록되어야 하며, 그 서명은 새 감리자가 직접 합니다.
④ 행정청 협의 및 사용승인 신청
- 감리자 변경신고 후, 사용승인 신청 시 새 감리자의 서명날인 서류를 제출하면 충분합니다.
- 행정청은 감리자가 제출한 감리완료보고서 기준으로 승인 여부를 판단합니다.
5. 건축주 FAQ
Q1. 설계자 겸 감리자가 중간에 나가버렸는데, 연락이 안 됩니다. 그래도 준공이 가능한가요?
→ 가능합니다. 새로운 감리자를 선임해 감리완료보고서를 작성하면 법적 요건이 충족됩니다.
Q2. 설계자가 준공도서 서명을 거부하며 협박합니다. 신고해야 하나요?
→ 법적으로 서명은 필수 요건이 아니므로 대응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부당한 금전 요구나 업무방해가 있다면 증거를 확보해두십시오.
Q3. 감리자가 바뀌면 건축허가 변경이 필요한가요?
→ 아닙니다. ‘감리자 변경신고’만 하면 됩니다. 건축허가 자체는 그대로 유지됩니다.
Q4. 설계자의 저작권 주장은 어떻게 방어하나요?
→ ‘건축주는 준공을 위해 설계도서를 사용할 권리가 있다’는 판례를 근거로 대응 가능합니다. 변호사 명의의 의견서로 행정청이나 협회에 제출할 수도 있습니다.
정리 – 도장이 아니라 절차가 준공을 결정한다
준공을 막는 것은 ‘도장의 부재’가 아니라 ‘절차의 누락’입니다. 건축법상 핵심 요건은 감리완료보고서 + 공사완료도서 + 감리자변경신고 세 가지입니다. 이 절차만 지키면, 설계자나 감리자와의 갈등이 있어도 공사는 정상적으로 완결됩니다. 신뢰가 무너졌을 때 필요한 것은 감정적 복수가 아니라 기록입니다.
공문, 이메일, 문자, 카카오톡 등 형식과 관계없이 기록하십시오.
준공은 관계가 아니라 절차로 완성됩니다.
📞 전문가 자문 안내
- 감리계약 해지 및 감리자 교체 절차 자문
- 감리자 변경신고 및 준공서류 작성 지원
- 설계자 협조 거부·저작권 분쟁 대응
- 행정청 제출용 법률의견서 작성 가능
2025.10.27.
변호사 | 건축사
이 규 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