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신고자보호법] 감사실에 신고했는데, 아무 일도 안 생겼습니다 – 내부신고 무대응에 대처하는 법
신고는 했습니다. 그런데 그다음은요?
많은 사람들이 내부신고를 결심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의 고민이 필요합니다. 조직 분위기를 살피고, 내가 감당해야 할 불이익을 상상하고, 정말 이건 아니라고 생각한 순간에야 비로소 신고를 합니다. 하지만 때로는, 그 모든 용기와 결단이 무색하게, 신고 이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아무도 조사를 하지 않고, 아무런 결과도 통보되지 않습니다.
며칠이 지나도, 몇 주가 지나도, 감사실이나 준법지원팀은 아무런 연락이 없고, 문제의 당사자들은 평소처럼 출근합니다. ‘접수는 되었습니다’는 자동응답 외에는 어떤 피드백도 없습니다. 오히려 주변에서는 “너 혼자만 예민한 거 아니냐”는 말이 들려오기도 합니다. 신고자의 고립은 그렇게 시작됩니다.
그렇다면, 내부신고에 회사가 아무 대응도 하지 않을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런 상황에서 신고자가 스스로를 보호하고, 제도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은 무엇일까요?
먼저, 회사의 무대응은 ‘침묵’이 아니라 ‘책임 회피’일 수 있습니다.
특히 신고 내용이 명백한 법령 위반이나 조직 윤리에 반하는 사안임에도, 감사부서나 담당자가 장기간 아무런 절차도 진행하지 않는 경우, 이는 ‘방관’이 아니라 ‘묵살’에 가깝습니다. 내부규정이나 외부감사 매뉴얼이 있는 회사라면, 최소한의 조사 개시 여부나 결과 통보 의무가 명시되어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나 실무에서는 그런 절차조차 생략된 채,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시간이 흘러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기록을 남기는 것입니다.
언제, 어떤 경로로, 어떤 내용을 신고했는지, 접수번호나 자동 회신 메일이 있었는지, 그 후 회사 측에서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등 객관적인 사실을 정리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능하다면 감사실 또는 담당자에게 조사 진행 여부나 조치 계획에 대한 문의를 남기는 것도 필요합니다. 이때 감정적 표현은 피하고, “신고 내용에 대한 회사의 확인 및 내부 처리 여부에 대해 회신을 요청드린다”는 식의 정중한 서면을 남기면 충분합니다.
이러한 절차를 밟는 이유는, 단지 회사의 반응을 끌어내기 위함이 아닙니다. 추후 외부기관에 보호조치를 신청할 때, 회사가 정당한 절차 없이 무대응으로 일관했다는 점을 입증하는 근거가 되기 때문입니다.
첨부파일
공익신고자 보호법(법률)(제20712호)(20250121).pdf
첨부파일
공익신고자보호법_제17조_하위법령.pdf
첨부파일
[별표 ] 공익침해행위 대상 법률(제2조제1호 관련)(공익신고자 보호법).pdf
「공익신고자 보호법」은 단순히 “신고자 불이익 금지”만을 선언하는 법이 아닙니다.
이 법은 공익신고자에게 가해진 전보, 직무배제, 승진누락, 계약해지, 괴롭힘 등 다양한 불이익조치에 대해 실질적인 원상회복을 명령할 수 있는 강제적 조치 체계를 갖추고 있습니다.
① 누구를 보호하나요?
공익신고자 보호법은 단순한 ‘제보자’가 아닌, 아래와 같은 사람들을 폭넓게 보호 대상으로 규정합니다(제2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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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신고자(제2조제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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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수사·소송 과정에서 진술, 증언, 자료를 제공한 자(제2조제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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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신고를 준비하다 불이익을 당하고 나중에 신고한 사람도 포함(제17조제1항 단서)
② 어떤 조치를 불이익으로 보나요?
법 제2조 제6호에 따르면, 신고자를 불이익하게 대하는 거의 모든 조치가 포함됩니다. 전보, 전출, 업무축소, 교육기회 제한, 성과평가 차별, 괴롭힘, 감사 남용, 경제적 계약상 불이익 등도 모두 해당합니다. 특히 신고 이후 2년 이내에 불이익이 있었던 경우에는 그 조치가 ‘신고 때문’이라고 법적으로 추정됩니다(제23조). 회사가 “우연히 그렇게 된 것”이라고 주장하더라도, 법은 신고자 편에 서서 출발한다는 뜻입니다.
③ 무엇을 신청할 수 있나요?
공익신고자는 신고로 인해 불이익을 받았다고 판단되면, 국민권익위원회에 ‘보호조치’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제17조).
신청은 불이익조치가 있었던 날부터 1년 이내에 가능하며, 권익위는 조사 후 다음과 같은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제20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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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상회복 조치 (예: 원래 부서로 복귀, 업무 복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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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불된 임금·보수의 지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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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이익조치의 취소 및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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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 시 징계권자에게 ‘가해자 징계 요구’(제20조제4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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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조치 이행이 안 될 경우 이행강제금 부과 가능 (최대 3천만 원, 제21조의2)
④ 신청하면 어떻게 처리되나요?
보호조치는 신청일로부터 60일 이내에 결정되어야 하며, 필요 시 30일 연장 가능합니다(시행령 제16조). 조사 과정에서 권익위는 관계 기관에 출석요구, 자료제출명령, 진술청취를 실시하고, 필요 시 조사기관과 협력합니다(제19조). 신청인은 결과에 불복할 경우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으하며, 소 제기가 없으면 결정은 확정됩니다(제21조).
⑤ 회사가 이행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요?
보호조치결정에도 불구하고 회사가 시정하지 않으면, 위원회는 3천만 원 이하의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 있으며(제21조의2), 이를 2회까지 반복 부과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공익신고자 보호법은 단지 선언적 보호에 머무르지 않고, 제도적으로 회복 가능한 명시적 절차와 강제수단을 제공합니다. 신고 이후 ‘회사에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이 오히려 법적 대응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 두셔야 합니다. 신고 이후 회사가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은 경우, 단순 무대응으로 사안이 종결되지 않습니다.
회사 내부에서 신고내용을 알고도 조사하지 않았고, 그 결과 조직 내 불법행위가 방치되었으며, 심지어 그 사이 신고자에게 업무상 불이익이나 심리적 위축이 발생했다면, 이는 권익위가 보호조치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사유로 충분합니다.
그 외에도 직장 내 괴롭힘이 동반되었다면 고용노동부, 인권침해나 차별 요소가 있다면 국가인권위원회, 법률구조공단이나 대한변협 공익인권센터를 통한 법률상담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신고는 조직을 위한 선택입니다. 그러나 그 조직이 신고자를 지켜주지 않을 때, 신고자는 스스로를 지켜야 합니다.
가장 좋은 대응은, 침묵하지 않는 것입니다.
침묵의 조직 속에서도, 당신의 판단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기록하고, 묻고, 대응하십시오.
당신이 스스로를 보호하는 그 과정이, 조직을 바꾸는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2025.05.16.
이 규 황
변호사 | 건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