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산업기본법] 명의대여의 성립요건

변호사 · 2024. 12. 31.

건설산업기본법의 전신인 구 건설업법은 당초 일괄하도급을 금지하고 이를 처벌하는 규정만을 두고 있었는데, 1971.1.19. 개정(법률 제2290호)으로 타인에게 건설업 면허증 또는 면허수첩을 대여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규정을 신설하였습니다. 그런데 업계에서 건설업자가 면허증 또는 면허수첩 자체를 대여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에게 자신의 상호를 사용하여 건설공사를 수주, 시공하게 하는 사례가 빈발하자 1984.12.31.개정(법률 제3765호)을 통하여 ‘다른 사람에게 자기의 성명 또는 상호를 사용하여 건설공사를 수급 또는 시공하게 하는 행위’, 즉 명의대여를 면허증 또는 면허수첩 대여와 같이 처벌하도록 하였습니다.

구 건설업법이 폐지되며 건설산업기본법이 제정되었고, 위 규정들을 이어받은 현행 건설산업기본법은 명의대여와 일괄하도급을 구별하면서 그 위반행위에 대한 형사처벌 및 행정제재도 크게 달리 규정하고 있습니다.


건설산업기본법

제21조(건설업 등록증 등의 대여 및 알선 등 금지)

① 건설사업자는 다른 사람에게 자기의 성명이나 상호를 사용하여 건설공사를 수급 또는 시공하게 하거나 건설업 등록증 또는 건설업 등록수첩을 빌려주어서는 아니 된다.

② 누구든지 건설사업자로부터 그 성명이나 상호를 빌려 건설공사를 수급 또는 시공하거나 건설업 등록증 또는 건설업 등록수첩을 빌려서는 아니 된다.

제95조의2(벌칙)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1. 제21조제1항 또는 제2항을 위반하여 다른 사람에게 자기의 성명이나 상호를 사용하여 건설공사를 수급 또는 시공하게 한 건설사업자와 그 상대방, 건설업 등록증이나 건설업 등록수첩을 빌려준 건설사업자와 그 상대방

제83조(건설업의 등록말소 등)

국토교통부장관은 건설사업자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 그 건설사업자(제10호의 경우 중 하도급인 경우에는 그 건설사업자와 수급인을, 다시 하도급한 경우에는 그 건설사업자와 다시 하도급한 자를 말한다)의 건설업 등록을 말소하거나 1년 이내의 기간을 정하여 영업정지를 명할 수 있다. 다만, 제1호, 제2호의2, 제3호의2, 제3호의3, 제4호부터 제8호까지, 제8호의2, 제12호 또는 제13호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건설업 등록을 말소하여야 한다.

  1. 제21조를 위반하여 다른 사람에게 자기의 성명이나 상호를 사용하여 건설공사를 수급 또는 시공하게 하거나 이를 알선한 경우 또는 건설업 등록증이나 건설업 등록수첩을 빌려주거나 이를 알선한 경우

제13조(건설업 등록의 결격사유)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법인인 경우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이 임원으로 있는 경우를 포함한다)는 제9조제1항에 따른 건설업 등록을 할 수 없다. 외국인이나 외국법인이 해당 국가에서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와 같거나 유사한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에도 같다.

3.제82조의2 또는 제83조에 따라 건설업의 등록이 말소된 자로서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 이 경우 건설업 등록이 말소된 자가 법인인 경우에는 말소 당시의 원인이 된 행위를 한 사람과 대표자를 포함한다.

가. 제83조제5호에 해당하는 사유로 건설업의 등록이 말소된 후 10년이 지나지 아니한 자


건설산업기본법은 명의대여 행위자를 처벌하며, 필요적으로 건설업 등록을 말소시키고 있으며, 등록이 말소된 후로부터 10년 간 건설업 등록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명의를 빌린 행위를 한 자에 대하여도 처벌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제29조(건설공사의 하도급 제한)

① 건설사업자는 도급받은 건설공사의 전부 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주요 부분의 대부분을 다른 건설사업자에게 하도급할 수 없다. 다만, 건설사업자가 도급받은 공사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계획, 관리 및 조정하는 경우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2인 이상에게 분할하여 하도급하는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

제96조(벌칙)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1. 제25조제2항 및 제29조제1항부터 제5항까지의 규정을 위반하여 하도급한 자

제82조(영업정지 등)

② 국토교통부장관은 건설사업자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 1년 이내의 기간을 정하여 그 건설사업자(제5호의 경우 중 하도급인 경우에는 그 건설사업자와 수급인을, 다시 하도급한 경우에는 그 건설사업자와 다시 하도급한 자를 말한다)의 영업정지를 명하거나 영업정지를 갈음하여 그 위반한 공사의 도급금액(제3호ㆍ제6호 또는 제7호의 경우에는 하도급금액을 말한다)의 100분의 30에 상당하는 금액(제5호의 경우에는 5억원) 이하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1. 제25조제2항 및 제29조제1항부터 제5항까지의 규정에 따른 하도급 제한을 위반한 경우

또한, 건설산업기본법은 일괄하도급을 금지하며 일괄하도급을 한 자를 처벌하며, 영업정지와 과징금까지 부과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일괄하도급을 받는 자에 대한 처벌규정은 확인되지 않습니다.

이처럼 명의대여를 일괄하도급에 비하여 엄격하게 다루는 이유는, 명의대여는 주로 무자격업자나 결격사유가 있는 건설업자가 공사를 수주, 시공하기 위한 방편으로 이용함으로써 부실시공을 초래할 위험성이 큰 반면에 일괄하도급은 비록 발주자의 신뢰에 반하고 수급인의 중간착취를 허용함으로써 부실시공의 원인이 될 수는 있으나 적어도 자격을 갖춘 건설업자 상호간에 이루어짐으로써 명의대여에 비하여 그 위험성이 덜하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대법원 2020.1.9. 선고 2019도16019판결 등 참조).

이와 같은 입법연혁, 규정의 취지, 형사처벌과 행정제재의 정도 차이에 비추어 볼 때, 명의대여와 일괄하도급은 서로 엄격히 구별되어야 함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건설산업기본법의 하도급 제한을 위반하여 일괄하도급을 받은 자는 대외적으로 이를 드러낼 수 없어 당연히 하도급을 준 자의 명의를 사용하여 시공할 수밖에 없으므로(이는 발주자가 행정관청인 관급공사에서는 더욱 그러할 것입니다), 만약 일괄하도급 사실을 숨기기 위한 방편에 불과한 가장행위를 명의대여로 처벌한다면, 사실상 일괄하도급 대부분이 명의대여에 해당하게 됨으로써 양자의 구별을 무의미하게 만들 것입니다. 따라서 단지 어떤 건설업자의 명의로 도급된 건설공사의 전부 또는 일부를 다른 사람이 맡아서 시공하였다는 점만으로 곧바로 이를 명의대여 행위로 단정할 수는 없고, 일괄하도급이 인정된다고 당연히 명의대여도 함께 성립한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대법원 2018. 9. 13. 선고 2018도9705 판결, 인천지방법원 2018. 6. 8. 선고 2017노3873 판결 참조).


건설공사의 적정한 시공과 건설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하는 건설산업기본법의 입법 취지나,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건설업의 면허 · 등록 기준을 엄격하게 규정하는 한편 면허를 받거나 등록한 건설업자가 아니면 건설업을 영위할 수 없음을 그 본질적 · 핵심적 내용으로 하는 위 법의 관계규정 등에 비추어 보면, 건설산업기본법 제21조가 금지하고 있는 ‘다른 사람에게 자기의 성명 또는 상호를 사용하여 건설공사를 시공하게 하는 행위’란 타인이 자신의 상호나 이름을 사용하여 자격을 갖춘 건설업자로 행세하면서 건설공사를 시공하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와 같은 목적에 자신의 상호나 이름을 사용하도록 승낙 내지 양해한 경우를 의미한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 할 것이므로, 어떤 건설업자의 명의로 하도급된 건설공사 전부 또는 대부분을 다른 사람이 맡아서 시공하였다 하더라도, 그 건설업자 자신이 그 건설공사에 실질적으로 관여할 의사로 수급하였고, 또 그 시공 과정에 실질적으로 관여하여 왔다면, 이를 명의대여로 볼 수는 없습니다(대법원 2003. 5. 13. 선고 2002도7425 판결 참조).

여기에서 말하는 ‘자격을 갖춘 건설업자로 행세’한다는 것은 명의대여를 받는 자가 무자격자임을 전제로 하는 것이므로, 건설산업기본법에서 금지하는 명의대여는 적어도 명의대여를 받는 자가 ‘자격’을 갖추지 못한 경우에 성립되는 것으로 제한적으로 해석되어야 합다(대법원 2020. 1. 9. 선고 2019도16019 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9. 10. 17. 선고 2019노235 판결 참조).

건설산업기본법 제21조의 취지는 무면허 또는 무등록업자에 의한 부실시공을 예방하고 시공에 관한 책임의 소재를 분명히 하는 데 있으므로(대법원 2007. 1. 11. 선고 2005도9487 판결 참조), ‘명의대여를 받는 자가 무자격자인 경우’에 무면허 또는 무등록업자인 경우가 포함됨은 당연합니다.

나아가, 건설산업기본법이 건설업 등록제도와 시공능력의 평가 및 공시제도를 토대로 무등록업자나 적정한 시공능력을 갖추지 못한 건설업자의 수급자격에 제한을 가함과 아울러 건설업자의 타인에 대한 명의대여를 금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건설업자가 수급자격에 관한 법령상의 제한을 피하기 위하여 자신의 명의를 사용하여 수급계약을 체결하려는 사정을 알면서도 그 명의를 빌려주어 수급계약을 체결하게 한 경우에도 건설산업기본법 제21조에서 금지하는 명의대여에 해당하므로(대법원 2008. 5. 8. 선고 2006도4284 판결 참조), 등록된 건설업자라 할지라도 수급 또는 시공의 법령상 자격을 갖추지 못한 경우 등이라면 위 조항에서 말하는 명의대여를 받는 무자격자에 포함됩니다(대법원 2016. 4. 15. 선고 2014도6913 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4. 5. 23. 선고 2014노560 판결 참조).


부산고등법원 2024.9.4. 선고 (창원)2023누11682판결을 참조하였습니다.

구체적 현안에 관한 법률대응은 반드시 법률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실 것을 권고드립니다.

2024.12.31.

이 규 황

변호사 | 건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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